민간분양 보다 비싼 '신혼희망타운'

부동산·경제 뉴스|2020. 1. 9. 07:55

지난달 세종시에서 처음 공급되는 신혼희망타운 견본주택을 찾은 입주 희망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./사진= 뉴스1

"진정 신혼희망타운 맞나요? LH에서 신혼부부들 상대로 장사하는 겁니다."


통념과 달리 공공분양아파트가 민간분양아파트보다 분양가격이 높게 책정됐다. 한국토지주택공사(LH)가 신혼부부들을 위해 주변 시세보다 60~80%가량 저렴하게 공급한다고 밝힌 신혼희망타운 분양현장에서다.


시흥장현지구 신혼희망타운 ㎡당 분양가가 민간아파트보다 30만원 비싸8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LH가 지난달 청약 신청을 받은 시흥장현지구 A-8블록에 공급한 분양가격은 55㎡(이하 전용면적) 기본형 기준 2억7284만~2억9295만원이다. 가장 낮은 1층 분양가로 보면 1㎡당 496만원로 책정됐다.

같은 시흥장현지구 내 C-4블록에서 지난달 유승종합건설이 분양한 '시흥장현 유승한내들 퍼스트파크' 1㎡당 분양가가 LH 신혼희망타운보다 더 저렴했다. 이 단지 84㎡ 분양가는 3억9240만~4억4030만원으로 가장 낮은 가격을 기준으로 ㎡당 분양가는 467만원이다. 신혼희망타운보다 1㎡당 30만원가량 낮다.

발코니 확장 부담금도 신혼희망타운이 비싸다. 이 단지 84㎡의 확장비는 700만~720만원인데 시흥장현 A-8블록 신혼희망타운 55㎡ 발코니 확장 계약자 부담금은 830만5000원~1061만8000원이다.

시흥장현지구 조감도/사진= LH

시흥장현 유승한내들 퍼스트파크 입지가 나쁜 것도 아니다. 이 단지는 월곶-판교선에 설치될 장곡역에 붙은 역세권에 있다. 신혼희망타운 A-8블록은 시흥시청역과 장곡역 사이에 있어 유승한내들 퍼스트파크보다 전철역에서 더 멀리 있다.

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"LH 아파트가 민간아파트보다 분양가가 높을 요인이 크지 않은데도 인근 역세권 아파트보다 높게 책정된 것은 신혼희망타운 제도 취지에 부합하지 못한다"고 말했다.
아산탕정지구 신혼희망타운 분양가는 민간아파트와 비슷

아산탕정 2-A2블록 신혼희망타운 조감도/사진= LH

아산탕정지구 신혼희망타운은 인근 민간아파트와 큰 차이 없는 분양가격에 청약자들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. 아산탕정 2-A2블록 신혼희망타운 55㎡ 기본형 분양가는 1억9180만~2억1550만원이다. 가장 낮은 가격 기준 1㎡당 349만원이다. 같은 지구 내 지난해 10월 분양한 '탕정지구지웰시티푸르지오2차'와 분양가가 비슷하다. 68㎡ 분양가 2억3749만~2억7820만원인데 이 중 가장 낮은 가격 기준으로 보면 분양가가 ㎡당 349만으로 거의 같다.

한 아산탕정지구 신혼희망타운 청약자는 "주변 시세 대비 분양가가 비슷한 수준인데 저렴하다고 생색내는 데다 주차장은 지상에 만들었다"면서 "서울 강남구 수서 희망타운은 주변 시세의 절반 수준에 공급하고, 지방만 비싸게 공급하는 것 같다"고 꼬집었다.

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"다른 단지보다는 저렴하게 분양했고, 특정 단지와 비교해 일률적으로 신혼희망타운 분양가가 비싸다고 보기는 힘들다"며 "건설원가를 고려해 분양가를 책정했다"고 말했다. "서울 대비 지방의 분양가가 시세보다 덜 저렴한 것은 서울 시세가 너무 높기 때문이며, 일률적으로 시세 대비 할인율을 정하기 어렵다"며 "신혼희망타운은 연 1.3%의 장기 저리 대출(수익공유형)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"고 덧붙였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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